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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QA 단상 - "날 떠난 당신이 행복하길"

검은왕자 2024. 4. 10. 23:19

사진의 저작권은 Unsplash의 J Lee에게 있습니다.

 

완벽한 테스트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론 급하게 배포가 필요하고, 앞서 개발자들이 충분히 테스트했으니 굳이 QA를 거치지 않고 바로 배포하는 상황도 있다. 머리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판단해도, 마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이젠 너 없이도 살 수 있어’라는 말을 하는 것 같은 서운한 감정이 먼저 들 때가 있다. 

 

‘니가 날 떠나서 행복할 것 같아?’ ‘이렇게 배포해서 라이브에서 이슈가 터지지 않을 것 같아?’…라는 말이 입안에 맴돌지만, 차마 입밖에 내지는 못하고 우물쭈물하기 십상이다.   

 

살다보면, 일을 하다 보면, 이런 일도 생기기 마련이다. 마음은 아쉽고 서운하지만 머리로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다음에는 이런 일을 가급적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왜 지금은 품질보다 배포가 우선되어야 하는지, 이렇게 배포할 경우 리스크는 없는지, 그 리스크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또 이후에는 무엇을 더 해야 충분한 테스트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지를 더 깊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배포 전에 우리 QA가 꼭 봐주어야 안심이 된다'는 말, '당신이 늘 옆에 있어서 참 좋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현재의 감정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또한 이런 말들이 쉽게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날 떠난다면, 그래도 당신이 행복하길. 

비록 내 손을 충분히 거치지 않은 빌드라도, 여전히 플레이어들에게 충분히 즐겁고 기쁜 경험으로 전달되길. 

그래도 다음에는, 당신과 내가 함께여서 행복하길. :)  

Happy Tes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