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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제리 와인버그의 마지막 고민

 

소프트웨어 공학의 거장인 제럴드 M. 와인버그가 운명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추모하고 그의 생전 업적을 기렸습니다그와 절친한 동료이자 역시 소프트웨어 테스팅의 탁월한 거장인 제임스 바크 역시 그블로그에 제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제리 와인버그를 추모하는 여러 글들 중에서도 바크의 이 글이 가장 제 마음에 와 닿은 것 같습니다한 분야의 거장이면서 또 한편 따스한 지혜를 가진 구루로서의 일면이 구구절절 잘 보이는 것 같네요

 

저 역시 제리가 남긴 어록과 글책을 읽고 공부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바크의 이 글을 읽으면서 전문가로서 그를 닮는 것뿐만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서 제리처럼 나이들어 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임스 바크에게 번역과 포스팅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RIP Jerry,

고마웠습니다. 

부디 편히 쉬시길. 

 

 

제리 와인버그의 마지막 고민

제리 와인버그(Jerry Weinberg)가 죽었다. 제리는 그 누구보다 내게 스승이었다. 나는 고객과 제자들에게 내가 하는 일은 그가 한 일들을 조금 더 정교하게 만들고 즉흥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만든 것뿐이라고 항상 말해왔다.

 

 

 

1999 11, 나는 이전 직장을 집어치우고 컨설턴트로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이미 소프트웨어 테스팅 업계에서 말썽쟁이로 이름을 날리면서 몇몇 동료들과 함께 정황주도학파(Context-Driven school)를 만들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하지만 이후 나의 사업에 핵심이 되는 래피드 소프트웨어 테스팅(Rapid Software Testing) 방법론의 정수를 확립하지는 못한 시기였다. 큰 반향을 얻지 못했던 책 한 권도 집필하고 있었다. 그 당시 내 인생은 스트레스로 넘쳐났다.

 

 

 

그런 와중에 제리가 나를 앨버커키(Albuquerque)로 초대했다. 나는 그와 인생과 우주, 그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1]를 나누며 몇 주를 보냈다. 사실 나는 왜 그가 나를 초대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내 기억에 그 역시 납득할만한 설명을 해주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와 나, 단 둘이서 수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글쓰기와 테스팅, 산업의 역동성과 동료들, 일반적인 시스템에 대한 사고 방식 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에게 숙제를 내주었다. 그는 나중에 으로도 출간하는 자연석기법으로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정말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이제서야 난 깨닫는다. 그 시간을 거치면서 비로소 스스로 진정한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는 것을.

 

 

 

내가 제리와 비슷한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어떤 주제에 대해서는 그의 의견에 격렬하게 동의할 수 없었다. 또한 나는 그를 추종하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일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제리에게서 배운 것은 그만의 특별한 솔루션이나 정치적 성향 같은 것이 아니다. 어떻게 독하게 굴지 않으면서도 온전한 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어떻게 거짓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진실함을 가질 수 있는지, 어떻게 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확신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지, 어떻게 스승에게 무언가를 배우면서 동시에 그와 논쟁할 수 있는지, 어떻게 배우는 학생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가 될 수 있는지, 어떻게 누구에게도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자신의 대리인을 구할 수 있게 되는지, 이런 것들을 제리는 나에게 보여주었다.

 

 

 

이런 일들은 특별한 판단이 필요하거나 기법이 필요한 것들이 아니다. 단지 살아가는 방식을 말하는 것이다. 제리는 어떤 경우는 예를 들어, 어떤 경우는 이야기를 통해, 또 어떤 경우는 나와 논쟁을 하면서 이런 것들을 가르쳐 주었다. 대부분의 경우 그의 제자들에게 조그만 경험과 도전을 통해 이런 것들을 얻도록 해주었다. 그는 이것을 진실한 가르침(Authentic teaching)”이라고 불렀다.

 

 

 

세 가지 고민

 

제리를 알게 되기 전 나는 직장에서 겪는 스트레스로 인해 끔찍한 육체적 고통에 시달렸다. 제리는 내게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려면 전문가로서의 삶을 살라고 가르쳤다. 어떤 일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는지, 그리고 정말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무엇인지 알아내는게 핵심이었다. 그 다음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일들을 그만두는 것이다. 당신 스스로에게 그만해!”라고 소리치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배우는 것이다. 악의없이 거절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든지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다.

 

 

 

그는 나에게 이런 것들을 가르치면서 전문가로서 생각하는 가장 큰 고민 3가지를 냅킨에 적어보라고 했다. 그도 똑같이 했다. 나는 냅킨에 고객에게 보낼 기한이 이미 지난 보고서 2개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시장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그는 오직 한 줄을 썼다.

 

가끔은 머리를 잘라야겠다

 

 

 

나는 그가 적은 냅킨을 나의 냅킨과 겹쳐서 주머니에 넣었다. 아마 어느 상자에 아직도 보관되어 있으리라. 조만간 그걸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요즘도 많은 고민을 한다. 하지만 좀 더 쉽고 새로운 방법으로 이 고민들을 다루고 있다. 99년 그와 함께 보낸 몇 주가 지난 다음, 나는 재정적 문제를 모두 아내에게 맡겼다. 이후에도 계속 아내가 재정을 담당하고 있다. 이제 내가 하는 오직 하나의 일은 이상을 꿈꾸고 고객과 함께 그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아울러 그 해적판 같은 책을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고 “Lessons Learned in Software Testing”이라는 내 인생에 시금석이 된 다른 책도 집필할 수 있었다.   

 

 

 

제리를 알고 나서부터 나는 사상가로서의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그 선물을 또 다른 누군가와 나누고 싶다.   

 



[1] ‘Life, the universe and everything’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세 번째 책이름과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