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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The Game of my life

테라 OBT 찔끔 리뷰 - 내일이 기대되는 우량아

이번 주 게임업계의 화두는 단연 테라(TERA)’ 입니다.

블루홀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NHN 한게임에서 서비스하는 MMORPG 테라의 막이 지난 11일 드디어
올랐습니다.
캐릭터 사전 선택 이벤트라는 색다른 이벤트만으로 19개가 넘는 서버를 꽉 채우고 오픈 첫 주 동접
17
만을 달성하는 등, 최근 온라인 게이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트위터에는 이런 글도 올라왔더군요.


외국 애들한테 테라 사전 선택 이벤트에 만 명이 넘는 사람이 참가하고 그 사람들이 무려 설치하면 22GB에 달하는 클라이언트를 모두 다운로드 받고 설치했다고 하니 믿지 않더라

 
네 평소라면 저도 쉽게 믿기 힘들었을 것 같네요. ^^  

확실히 이슈가 될만한 게임이긴 한가 봅니다.

 

그럼 여느 때처럼 테라의 첫 인상에 대한 찔끔 리뷰를 해볼까요?

 

    ? 22GB라고?

우선 클라이언트 다운로드에서부터 이전 게임과 뭔가 스케일이 틀립니다. 폴더를 지정해 놓으면
자동으로 다운로드와 설치가 완료됩니다.
사용자들이 대부분 특이한 옵션을 사용하지 않고 일반적인 경로와 옵션을 사용해 설치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번거롭게 Ok 혹은 Next 버튼을 수 차례 누르지 않고도 자동으로 설치되게 한 점은
사용자를 고려한 것으로 평가할 만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클라이언트의 용량입니다.  

 

설치를 다하고나면 무려 22GB에 달합니다.
저는 최초 디폴트 디렉토리인 “C:\Tera”를 선택했다가 디스크 용량이 모자란다는 메시지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제 HDD에 용량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확인하는 기회는 되더군요.
최근 들어 클라이언트 용량이 기하급수 적으로 늘어나고는 있습니다만, 아마 20GB의 벽을 넘은
최초의 온라인 게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덕분에 오픈 첫 날 회사의 네트워크 상황은 엉망이었습니다...

과연 22GB HDD를 투자할 가치가 충분한 게임인지, 그렇지 않으면 클라이언트 용량에서부터
사용자의 쉬운 접근을 막는 게임인 것인지는 아직 판단할 시점이 아닌 것 같긴 합니다.  

 

 

22GB에 달하는 클라이언트. 도대체 이 안에 뭐가 있는 것인지?

 

    최고의 성형외과 - 막강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개인적으로 게임에 대해 판단하고 호감을 가질 수 있는 첫 번째 시점으로 캐릭터 생성을 꼽습니다.


테라의 경우는 일단
합격이라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다양한 종족과 성별, 그리고 8개의 직업으로 인해 다양한 캐릭터 생성이 가능합니다.

직업별로 기본 코스튬도 다른 데다가, 각 직업별 특성이 어느 정도 코스튬에 반영이 되어 있습니다.

포포리나 엘린 같은 귀여운 종족들도 있고, 캐스타닉이나 하이엘프와 같은 미형의 종족들도 준비되어 있어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 선택하면 취향을 의심받게 되는 엘린 족

 

직업까지 선택한 다음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에도 다양한 옵션이 준비되어 있어 세심한 성형외과
수술이 가능합니다.

전 닥돌 계열을 좋아하는지라 휴먼 여캐 광전사 직업을 선택했습니다.

참고로 전 개인적으로 지금껏 모든 게임에서 여캐를 만들지 않는다라는 룰을 지켜왔습니다만, 누구의 말처럼 테라는 도저히 여캐를 만들지 않고서는 배겨날 수가 없더군요.


제게 첫 여캐를 만들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도 테라는 기억에 남을 게임이 될 것 같습니다.

▶ 성형외과가 따로 없습니다. 막강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더 이상의 그래픽은 없다!!!

캐릭터 생성에서부터 보여주는 테라의 그래픽은 정말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세심한 배경과 캐릭터 디자인에 관한한, 어느 누구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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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간의 개발기간동안 그래픽 담당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을 지 상상이 갑니다.
 
그래픽에 관한 한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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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양을 좀 타기는 합니다만 그래픽은 훌륭합니다.


    근데 글자가 왜 이렇게 안보여?

화려한 그래픽에 비해, 게임 내의 텍스트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불만이 많습니다.
게임 안에 들어가 이것 저것 단축키들을 눌러보니, 인벤이나 옵션 등을 설명하는 텍스트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해상도 설정이 잘못 되었나 해서 확인해 보았지만, 1024x768 해상도의 창모드로 설정되어 있어서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이 모드에서만 텍스트가 흐릿하게 보이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해상도와 창/전체 모드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는지는 충분히 확인하지 못했지만, 사용빈도가 높은 옵션에서 텍스트의 가독성은 충분히 검증되었어야 하는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 일부 텍스트의 가독성이 조금 떨어집니다.

 

게임 내 텍스트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UI 측면에서의 오류일 뿐만 아니라, 사용자로

하여금 어디로 가라는 것인지, 혹은 무엇을 하라는 것인지에 대한 불분명한 정보를 제공해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어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게임 전반에 대한 호감도까지 저하시킬 수 있는 상당한

리스크라고 생각합니다.

어드벤처 게임과 같이 환경에 대한 탐험이 위주가 되는 게임이 아닌 이상, 원활한 정보 제공을

위한 텍스트 가독성 문제는 시급하게 수정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뭘 해야 하지?

캐릭터를 만들고나서 다른 게임들처럼 선착장에서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조금 지루하다 싶을 정도의 공간을 이동하면서 여러 NPC를 만났습니다만, 모두 어느 NPC를 만나라
는 퀘스트만 줄 뿐, 특별한 액션이 필요한 퀘스트를 주지 않았습니다.
제가 유독 그런 퀘스트만 주는 NPC만 만났을지도 모르죠.

결국 첫 월드의 마지막 지점에 이르니, 레벨 12가 되지 않으면 다른 월드로 넘어가지 못한다고
알려주는 NPC를 만났습니다. 그 지점까지 가면서 한거라곤, 정말 NPC를 만난 것 뿐이었습니다.
도끼 무기를 가지고 있는 광전사 캐릭터 이지만 그 지점까지 가면서 도끼를 휘둘러 본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겁니다.

▶ 그냥 휘둘러 본 겁니다. 그냥.


지금도 다시 갔던 길을 돌아가면서 이런 저런 NPC를 만나면서 퀘스트를 구걸(?)하고 있습니다.
미니맵에서도 명확하게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표시해주는 것이 없고, 퀘스트 단축키를 눌러도 그 다음
퀘스트, 혹은 내가 수행해야 하는 퀘스트나 수행 중인 퀘스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합니다(물론 여기에는 떨어지는 텍스트 가독성도 한 몫을 합니다).

사용자에게 조금 더 친절하고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 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난 누구? 여긴 어디?

FPS를 제외한 일반적인 MMORPG 게임에서 전 항상 이 점이 궁금합니다.

 

내 캐릭터가 군인이야, 민간인이야?

 

일반적으로 전쟁을 주 목적으로 하는 게임에서 캐릭터가 민간인일 확률은 거의 없지만, 그렇다고
내가 어느 부대 소속의 무슨 일을 맡은 병사인지, 계급은 무엇이고 어느 작전에 참가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해 주는 게임도 드문 것이 현실입니다.
캐릭터에 대한 아이덴티티가 부족하다 보니 몰입도도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월드를 뛰어다니면서도 제가 왜 여기를, 내 캐릭터가 왜 저 NPC가 시키는 심부름을 해야하는지
궁금합니다. , 게임 안의 세계에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내 캐릭터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고, 궁극적으로 내 캐릭터가 무엇을 해야하는 지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한 것 같습니다.

▶ 내가 왜 이런 귀여운(?) 애들을 잡아야 하는 건가요

 

이는 다만 테라의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4년간의 개발기간과 수 백 억의 개발비를 투자한 게임이었던 만큼, 다른 게임에서 부족했던
부분이라고 하더라도 테라는 좀 더 낫겠지라는 기대가 있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개연성 있는 배경과 캐릭터, 그리고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를 충분한 동영상이나 카툰 등을 통해
제공해 준다면 환상적인 그래픽과 더불어 훨씬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내일이 기대되는 우량아

며칠 전 벌써 OBT 만랩인 38랩을 달성한 사용자들이 생겼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그만큼 몰입하고 있는 유저들이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겠죠.
벌써 상용화 계획도 잡혀있다고 합니다.

저야 아직 레벨 5도 달성하지 못한 쪼랩 캐릭터인지라, 아직 테라의 진정한 묘미를 맛보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사용자들의 평가 역시 호불호가 갈리고 있습니다만, 최소한 평균 이상의
대작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후에 빠른 컨텐츠 업데이트와 자잘한 사용성 보강, 효율적인 상용화 정책이 함께
어우러 진다면 2011년을 수놓을 여러 대작들 중에서도 과감하게 먼저 치고나온
선점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게임이라고 판단됩니다.

 

확실히 현재로서는 다른 게임에 비해 우량아임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우량아였다고 해서 크고 나서도 몸짱이 되는 건 아니죠.

그만큼 세심한 관리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테라의 대박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