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접한 당신의 영면 소식에 이상하리만치 하루 종일 심란했습니다.
당신은 절 모르지만
저 스스로 당신을 전부터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요.
스탠포드에서의 연설 잘 들었습니다.
늘 따라하고 싶은 당신의 키노트 스피치는 언제 다시 봐도 인상적입니다.
당신 회사의 로고가 저도 좋아하는 앨런 튜링에 대한 오마주라는 이야기를 듣고나서는
당신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많은 건 아니지만 저 역시 당신이 만든 제품을 사용합니다.
당신이 만든 제품을 접한지 이제 한 2년 정도 되어가네요.
어느덧 이제는 밤을 지새며 당신 회사의 새로운 제품 발표와 키노트를 기다리고
다음 버전에서는 무엇이 바뀌는지 궁금해 인터넷을 뒤져보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당신이 만든 이 하얗고 조그마한 디바이스들이
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하릴없이 시간을 때우던 출퇴근 지하철에서 뉴스를 보고 메일을 확인하고
평소 연락 한 번 못하던 친구들과 쉽게 안부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 가는 모르는 장소도 쉽게 찾아가게 되었고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궁금한 것도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좀 더 쉽게 듣고 싶은 것을 듣게 되었고
좀 더 쉽게 보고 싶은 것을 보게 되었고
좀 더 쉽게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에게 다르게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 준 것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우리 모두의 삶이 지금보다 더 풍요로워 질겁니다.
고마웠어요.
한 번도 만난 적 없지만
가끔은 다시 당신 얘기를 할 것 같아요.
RIP.
Steve Jo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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