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 수요일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에서 열린 “NHN DeView 2010”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몇 년 전부터 NHN이 동일한 행사를 마련했었는데 저는 이런 행사가 있다는 걸 올해에야
알게 되었네요. 일단 사전 등록 한 게 한 달 전쯤으로 기억되는데 그 동안 잊고 있다가 행사 전날
리마인드 메일이 와서 급하게 교육훈련 참가 결재를 올리고 참가했습니다.
10시 30분 부터 입장이라고 행사 관련 웹 페이지에 적혀 있길래 그래도 조금 일찍 10시쯤 코엑스에 도착했습니다. 보통 세미나에서 일찍 오는 참가자들을 위해 Early Bird Pack을 제공하고는 하는데, NHN 역시 이런 팩을 준비했더군요.
<핵심은 포장된 머그컵과 마우스 손목 받침대>
키노트 스피치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있길래 근처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여유롭게 입장했습니다. 그러나… 행사장에 돌아와보니 시간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원래 트랙 B, C, D를 별도로 운영하는 공간을 터서 오픈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우연히 앞자리를 서성거리다가 지정석을 없애고 참가자들을 앉게 배려해 줘서 운좋게 제일 앞자리를 겟!!!
11시에 김평철 CTO의 인사말이 시작되기 전까지 무대 전면에 설치된 화면을 보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무려 NHN DeView 2010에 참석한 사람들이 보내는 미투데이 멘트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었거든요!!!
그 중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멘트 하나 – “검은왕자님 어디 계세요 점심같이 먹어요…”
무려 제 닉네임이 1000여명이 보는 화면에 떡 하니 나타나더군요. 색다른 경험과 감동이었습니다.
멘트 날려주신 @will_story 님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를. ^^
11시가 되자 김평철 CTO님의 인사말이 시작되었습니다.
개발자를 정의하는 여러 사진을 보여주셨지만, 역시 개발자의 아이덴티티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ㄱㄹㅈㅁㄴ”
제가 개발자에 속한다는 바로 그 인증샷.
<QA도 본능적으로 개발자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인증샷(나온 배가 핵심이 아닙니다!)>
김평철 님의 인사말이 끝나고 바로 이어서 포탈개발센터장 김정민 이사님의 키노트 스피치가 이어졌습니다.
http://deview.naver.com/2010/file/KeyNote.pdf
NHN에서 현재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있는 프로세스 개선 활동들을 간략하게 보여주셨습니다. 핵심은 애자일 프로세스에 기반한 반복적이고 점진적인 개발 방법이군요. 빠른 피드백과 이터레이션, 가독성 높은 코드, 그리고 이를 위한 개발자들의 컨벤션 등을 누차 강조하시더군요. 개인적으로는 키노트 후반에 보여주신 JIRA의 플러그인 툴들과 각종 인하우스 툴들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사적으로 품질에 대한 인식을 확립하고 이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개발 리소스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 무척 부럽기도 했구요.
무엇보다 김정민 이사님의 키노트 스피치 핵심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사라. 두 권 사라… 는 말씀이셨죠?>
키노트 스피치가 끝나고 바로 아귀지옥 점심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저에게 할당된 보급 장소는 오킴스브로이 하우스라는 식당이었습니다. 일전에 가본 경험이 있어서 둘레둘레 일행들을 이끌고 자신 있게 지름길이라고 선택해서 식당에 도착했더니… 이미 사람들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줄을 서 있습니다. 지정된 여러 장소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참가해 어느 곳이든지 길게 줄을 서지 않고는 식사가 불가능했습니다. 저희 일행도 장소를 옮겨 다니다가 코엑스 지하 식당가에서 가까스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사전 식사쿠폰을 제공받지 못한 분들도 많아서 임시로 식권을 제작해서 공급했다고 하더군요. 수요에 대한 적절한 예측을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미 여러 해 이런 행사를 개최하셨으니, 참가자 수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신 다음, 내년도 행사에는 좀 더 적절한 추정을 해주셔서 이런 리스크를 감소시켜주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여튼 밥은 공짜!!!
<위조급조 식권을 만드는 스탭들>
출처: NHN DeView 공식 블로그(http://blog.naver.com/deview_con/ )
점심 식사를 해결하고 나서 여유롭게 첫 세션이 열리는 시간에 맞추어 다시 세미나 장소로 돌아왔습니다.
첫 세션으로 저는 박선영 QA랩장님의 “네이버는 이렇게 테스트한다 – 웹서비스 UI 테스트 자동화(블로그 서비스 사례)”를 선택했습니다.
http://deview.naver.com/2010/file/A1.pdf
제가 선택한 세션이 다름아닌 레알 병목 구간을 보여주는 세션이었다는 걸 세미나 장소로 돌아오기 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어찌나 사람이 많던지, 좁은 세미나실 문 앞에 사람들이 터져나가고 있었습니다. 마치 과도한 부하로 터져나가는 서버를 연상시키더군요. 동시에 진행된 3개 세션에 비해 유독 트랙 A의 테스트 관련 세션이 붐비는 것을 보고 테스트에 대해 높아진 관심을 실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거시 레알 병목>
박선영 랩장님은 주로 Selenium을 이용한 블로그 웹 서비스의 자동화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무턱대고 다양한 툴을 접해보는 것보다 하나의 툴을 정하고 심도 있게 연구해서 그 툴을 잘 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군요. 넘쳐나는 사람들로 인해 자리를 잡기는커녕 문밖에서 들리는 마이크 소리와 어깨 너머로 보이는 작은 화면을 통해 세션의 중간 중간만 듣는 것이 무척 아쉬웠습니다. 이럴 바엔 세미나 룸 근처에 자리를 잡고 무선 랜을 통해 실시간 중계를 보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무선 랜을 사용하고 있어서인지 AP 연결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첫 번째 세션은 어영부영 제대로 듣지 못하고 이렇게 끝나버렸습니다.
다음에 선택한 세션 역시 트랙 A의 “꾸준히 자라나는 소프트웨어(Software that grows!) 만들기 – 테스트 자동화, 리팩토링” 입니다.
리팩토링의 핵심은 아무래도 가독성 높은 코드를 만들어 제품의 유지보수성을 높이는 것이겠죠. 박종빈 생산성혁신팀장님이 아주 적절한 예를 들어주셨습니다.
<요걸…>
<요렇게. 적절하다…>
단순히 코딩 일부를 바꾼다고 리팩토링이 되는 건 아니죠. 함수나 변수의 네이밍과 같은 코딩 컨벤션을 정하고 이를 준수하는 것이 습관화 되어야 가능합니다. 소프트웨어가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테스트 자동화도 필수적입니다. 특히 단위 테스트와 통합 테스트 단계, 그리고 UI 테스트 부분에서 자동화가 수시로 필요하며 이를 위해 Clover, Klocwork 등의 툴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개발자들이 코딩하는 단계에서부터 품질과 관련된 개선 활동들이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테스트 자동화를 통해 한 번 더 그 산출물을 검증할 수 있는 이런 활동들이 거의 습관적인 수준을 넘어 규정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세션은 “WolfBoy를 통한 한게임의 애플 앱스토어 첫 도전기”를 들었습니다.
http://deview.naver.com/2010/file/C3.pdf
게임제작팀의 김은경 과장님께서 어떻게 울프보이라는 게임을 만들고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해 유료화 과정을 거쳤는지 간략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미국의 독립 기념일 주간 세일을 피하라는 등의 현장에서만 겪을 수 있는 주옥 같은 팁들을 알려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 모바일 테스팅에도 관심이 많아 게임 제작 과정에서 테스트는 어떻게 수행하셨느냐고 질문을 드렸는데 디바이스 호환성 문제에 너무 초점을 맞춰서 답변을 해 주시더군요. 향후에 애플 앱 테스트 할 일이 있으면 iPOD 2세대 꼭 사서 테스트하도록 하겠습니다. ^^
네 번째 세션은 기대해 마지않던 김신애 게임 QA 실장님의 “게임 테스트 자동화, 하면 된다 – 웹보드 게임, RPG 게임 테스트 자동화 사례”를 들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아주 관심이 많은 분야입니다.
http://deview.naver.com/2010/file/C4.pdf
세션 초반에 김신애 실장님께서 상용화 툴을 사용한 게임 테스트 자동화에 대한 난관을 아주 잘 정리해서 보여주셨습니다.
웹보드 관련 테스트 자동화에 이어 퍼블리싱 게임의 자동화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NHN은 이 분야에 Autohotkey를 활용해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있었습니다. AutoIt과 함께 손쉽게 간단한 Capture and replay 수준의 테스트 자동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대표적인 툴이죠. 하지만 여기서도 한계는 명백합니다.
이 밖에도 게임 테스트 자동화 분야에서는 대부분의 테스트 자동화 결과를 결국 사람이 눈으로 비교해봐야 하는 등의 난관이 산적해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개선책이 명백하게 제시되지 못한 점은 아쉬운 점으로 남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RPG/FPS 등의 게임 내에서 현 수준의 자동화라도 구현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으며, 향후에도 확대 적용될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선택한 마지막 세션은 한게임의 페이스북 게임 도전기 입니다.
“한게임의 첫 페이스북 SNG 도전, 높은 진입장벽 앞의 실패, 그리고 가능성”이란 제목으로 김기용 님이 발표해 주셨습니다.
http://deview.naver.com/2010/file/C5.pdf
액셀 VBA 기능을 활용해 테스트를 수행하신 점과 애자일 방식(구체적으로 애자일 방식을 언급하지는 않으셨지만)에 기반한 빠른 커뮤니케이션과 의사 결정 등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페이스북 게임 같은 SNG에도 시기 적절하게 도전하고 또 비록 실패한 모습이라도 과감하게 그 원인과 해결 방법을 공유해 주시는 모습이 무척 좋아 보였습니다. 해당 세션은 게임 뉴스 사이트 게임메카(http://bit.ly/cHSXcW )에서도 자세하게 다루었으니,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참조해 주세요.
어느덧 시간이 번개같이 지나 모든 세션이 끝나버렸습니다.
남은 건 경품 당첨 행사였는데 재미로만 따진다면 가장 재미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행사를 총괄 진행하신 권순선 님의 센스있는 멘트와 함께 아쉬운 한숨 소리와 부러움의 환호가 엇갈린 시간이었습니다.
나도 한 번쯤은 부러워하는 사람이 아니라 부러움을 받는 사람이고 싶었다구요… 췟...
간만에 좋은 세미나에 참가해 종일 좋은 시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테스팅과 QA로 먹고 살다 보니 아무래도 관련 있는 세션에 더 관심이 가고 QA와 테스터라는 입장에서 행사를 평가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동일 시간대의 다른 세션보다 테스트와 관련된 세션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등 최근 소프트웨어 테스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소프트웨어 테스팅의 중요성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기업의 입장에서도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특히 NHN과 같은 업계 선도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테스팅을 혁신 활동의 큰 축으로 삼고 지속적으로 이를 수행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다른 많은 기업과 사람들에게 전파되고 자극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이를 계기로 국내의 소프트웨어 테스팅 업계가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거름이 되었으면 하네요.
그 의미가 무색해진 사전 등록이나 예상했던 인원보다 더 많은 인원들이 참가함으로써 발생한 식사 문제나 공간 문제들이 아쉬운 점으로 남습니다. 하지만 이런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라는 긴 시간을 투자해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자, 네임 태그와 머그컵에 쓰여져 있던 간단한 코드로 이 참관기를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NHN이 왜 이 행사를 마련했는지, 그리고 참가자들에게 무얼 바라는지를 정말 잘 보여주는 코드 같습니다.
Happy Test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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