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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단상 - "날 떠난 당신이 행복하길" 완벽한 테스트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론 급하게 배포가 필요하고, 앞서 개발자들이 충분히 테스트했으니 굳이 QA를 거치지 않고 바로 배포하는 상황도 있다. 머리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판단해도, 마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이젠 너 없이도 살 수 있어’라는 말을 하는 것 같은 서운한 감정이 먼저 들 때가 있다. ‘니가 날 떠나서 행복할 것 같아?’ ‘이렇게 배포해서 라이브에서 이슈가 터지지 않을 것 같아?’…라는 말이 입안에 맴돌지만, 차마 입밖에 내지는 못하고 우물쭈물하기 십상이다. 살다보면, 일을 하다 보면, 이런 일도 생기기 마련이다. 마음은 아쉽고 서운하지만 머리로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다음에는 이런 일을 가급적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왜 지금은 품질보다 배포가 우선되어야..
2023년 회고 우선 2022년 회고에서 2023년에 하고자 했던 일부터 얼마나 잘했는지 돌아보자. ■ 2023년에도 변화의 기조를 이어가자. → 가장 큰 변화는 런칭 PM 업무에 많은 리소스를 들였던 것. 조직과 캐리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변화의 동력을 잃지 말자. → 변화가 성과로 이어졌는가는 또 다른 문제. 프로젝트 자체의 성과를 떠나서 나와 조직에 얼마나 많은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떠오르는 바가 없다. ■ 커뮤니케이션과 관계를 좀 더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자(시니컬해 지는 것을 조심하자). → 여러 부정적인 요인에 사로잡혀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져가지 못했다. ■ 나에게 조금 더 집중하자. → 올해 제일 못했던 것 중에 하나.....
故 권성준 사장님을 기리며 지난 수요일 사장님을 마지막으로 뵙고 왔습니다. 화요일 아침 황망한 부고를 받고는 하루 종일 마음이 아팠습니다.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지면 늘 한 번 찾아가서 뵈어야지 하는 마음만 갖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 마음도 접어야 하게 되었네요. 출판사의 대표님과 역자의 한 사람으로서의 관계보다 더 깊은 추억과 인연을 만들어 주신 점 너무 감사했습니다. 에이콘출판사와 인연을 맺은 지 얼마 안된 초보 번역가 시절, 다른 역자 분들과 함께 사장님과 식사를 같이 하고 돌아갈 때 였습니다. 아마 사장님을 두 번째인가 뵈었을 때로 기억합니다. 아이 돌잔치가 얼마 남지 않은 시기였지만 개인적으로 무척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고, 하루하루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저의 마음을 닳고 메마르게 할 때였습니다. 자리가 파하고 다들 헤어질..
2023 2nd QA 코리아 컨퍼런스 발표 후기 지난 7월 29일(토) 잠실 우아한형제들 오피스에서 온라인으로 개최된 두 번째 QA Korea Conference 에 발표자로 참가했었습니다. 거의 1,000명에 가까운 분들이 참가 신청을 해주셨고, 다양한 도메인에서 QA 업무에 종사하고 계신 11명의 연사분들이 흥미로운 주제로 발표를 해주셨습니다. 저는 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누구나 손쉽게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일상으로 자리 잡은 Devsisters 에서 지금까지 수행해 온 데이터 기반 QA 업무를 간단하게 소개해 드렸습니다. 다른 조직에 비해 수월하게 데이터에 대한 소양을 쌓고 이를 업무로 연계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으로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QA 조직이 데이터에 기반한 업무를 수행해야 하..
[번역] QA: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하면서 과소평가 했던 것들 박현준 님의 블로그에 소개된 "QA: Things I underestimated when I started my career in software development"라는 글을 읽고 공감하는 바가 많아 번역해 봤습니다. 이 글에 언급된 내용들이 모두 어느 시기까지 하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주니어든 시니어든 끊임없이 더 잘하려고 노력해야 할 부분들이라 생각됩니다. 번역과 블로그 포스트에 대해서는 원 저자의 승인을 얻었습니다. Happy Testing!!! :) 안녕하세요 여러분, 올해는 제가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다양한 QA 포지션을 거치면서 보내는 15년째 되는 해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캐리어를 시작할 때 과소평가했던 것들을 여러분과 공유해 보려 합니다. 우선 이 글에서 다루..
The First SlamDunk 관람기 1. 보는 내내 행복했다. 30년 동안 보지 못했던 강백호와 송태섭, 서태웅, 정대만, 채치수, 북산 팀은 여전했다. 소연이와 한나, 안 감독님도 잘 지내고 있는듯 했다. 이들을 다시 만나니 정말 행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1996년의 시카고 불스가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이 2시간 만큼 행복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2. 가장 먼저 와 닿았던 송태섭이 형과 일대일을 하는 장면. 무엇보다 고무공 소리가 귀에 박힌다. 별 것 아닌 사운드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정말 농구를 사랑하고, 농구를 아는 사람이 만든 영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무공이 코트에 튕기는 순간 순간 들리는 저 특유의 소리, 정말 생생했다. 영화 내내 플레이를 묘사하는 사운드와 모션이 자연스러워서 충분히 몰입될 수 밖에 없었다. 후반부 송..
2022년 회고 우선 2021년 회고에서 2022년을 전망하고 결심한 내용을 얼마나 지키고 달성했는지 되돌아보자. ■ 내년은 올해 이루었던 변화와 업그레이드를 더욱 고도화 시켜서 새로운 스테이지를 안착시켜야 한다. → SDET 직군 신설 등으로 2022년에 어느 정도 가시화된 성과를 이룸 ■ 파이썬, SQL 등의 툴을 조금 더 잘 다룰 수 있도록 계속 공부해야겠다. → 진행하지 못함… / 개인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안배했어야 했다. ■ 번역, 인프런과 같이 일상적인 루틴을 잡아줄 수 있는 활동을 지속해야 한다. → 번역서는 2권 출간 / 인프런의 경우 인프라나 Ops 관련 강의를 3개 정도 수강했으나, 제대로 정리를 하지 못했다. 어떤 것을 배우면 늘 정리하고 이를 통해 익히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부분에..
살면서 처음 해본 좋은 일들 - 캐치볼과 오픈소스 contribution 1. 지난주 하율이와 캐치볼을 처음 했다. 대형 마트에 가서 야구 글러브 2개와 야구공을 사고, 포장도 제대로 뜯지 않은 채로 공원에서 볼을 던지고 받는 연습을 했다. 생전 처음 껴보는 글러브에 어색해 하기도 하고, 쉬운 공도 곧잘 받지 못해 떨어뜨리기는 했지만, 하율이가 아주 즐거워했다. 아직은 언더드로우로 사알짝 던지는 공만 주고 받을 수 있지만, 곧 잘 적응하리라 믿는다. 2.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와 캐치볼을 하는 건 아빠라면 한 번쯤 꿈꿔보는 일이 아닐까. 아니 적어도 내게는 이루고 싶은 꿈 중의 하나였다. 어릴 땐 야구 글러브라는 물건 자체가 참 귀한 것이기도 했고, 그 시절 ‘아빠와 캐치볼을 한다’는 건 외국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이었다. 늘 엄하고 바쁘신 아버지와 캐치볼을 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