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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요상한 제목의 글은 지금 읽고 있는 프로젝트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이라는 책의 앞 부분에 나온다.

읽으면서 따옴표 하나, 빈 칸 하나에도 진심으로 공감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일부분을 인용해 본다.

대다수 IT 프로젝트는 목표가 간단명료하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이렇다. 이런저런 기능을 이만한 정확도와 저만한 안정성으로 어느 날짜까지 구현한다. 이에 팀을 만들고, 목표와 제약을 상세한 요구사항과 설계로 변환하고 모두에게 공지한다.

그런데 한 가지 커다란 비밀은 어느 누구도 프로젝트가 성공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목표를 조정하지 않는 한 일정 달성은 꿈에서나 가능하다. 신기하게도 프로젝트에 생선 썩는 내가 진동한다는 사실을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다.

프로젝트는 그리스 비극처럼 전개된다. 그러다가 출시를 몇 주 남기고 프로젝트 구성원, 프로젝트 관리자, 프로젝트 관리자의 관리자, 기타 프로젝트를 관망하던 사람들은 다음 행동 중 하나를 택한다.

 

1.     출시할 상태가 전혀 아니라는 사실에 충격, 실망, 경악을 표한다.

2.     누가 묻지 않는 한 입을 닫고 분위기를 살핀다.

 

어째서 수많은 조직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현실을 감추려고 탈취제를 뿌려댈까? 어째서 프로젝트는 성공할 가망이 없습니다. 썩는 내가 진동한다구요!”라고 솔직히 말하는 사람이 없을까?

조직이 성공에만 매달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심을 솔직히 표명하면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누군가 프로젝트 초반에 썩는 내를 지적하면 경영진은 십중팔구 이렇게 반응한다.

 

증명하십시오. 성공할 가능성이 ‘0’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십시오. 이전 프로젝트 주변에 말라 비틀어진 생선 뼈가 널렸다고 거기서 결론을 유추하지 마십시오. 이번 프로젝트는 다릅니다. 실패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확실히 증명해 보시오.”

 

완벽하게 증명하지 못하면 불평분자로 찍힌다. 열심히 일하지 않으려는 게으름뱅이로 여겨진다.

 

불평분자입니까? 아니면 게으름뱅이입니까? 입장을 분명히 하세요. 어느 쪽이든 우리처럼 멋진 조직에 오래 몸 담기는 어렵겠습니다.”


프로젝트 마지막에 사람들이 택하는 행동의 보기를 보면서출시할 상태가 전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조차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사용자의 입장이 되어본다면 충분히 그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만한 이유가 있는데도눈을 가리고 귀를 가리고 입을 막은 채 오직 릴리즈만 바라보고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제품 출시 전날이라고 해도 제품의 품질이 어떤지는 관심도 없다. 오직 제품이 당일 어떤 형태로든살이 다 썩어 가시만 남았더라도 - 릴리즈 되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 그 이후에 이어지는 시장의 외면과 이에 대한 책임 추궁은 늘 다른 사람들에게 돌리기 십상이다

"
내 목표는 쓰러지더라도 끝까지 달려 골인하는거야
."

언뜻 보기엔 신념에 가득 찬 멋진 좌우명 같지만현업에서는 개념없는 관리자 소리를 듣기 딱 좋은 말이다
.  
마라톤의 시상대에는 오직 3등까지만을 위한 자리밖에 없고, 사용자는 1등 외에는 기억하지 않는다
.

PS> 
이 책, 처음부터 심히 흥미를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