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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프트웨어 테스팅 업계에서는 단연 자동화(Automation)가 핫이슈다.

 

몇년 전 미국의 휴대폰 관련 테스팅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지인에게서 현지의 자동화 테스팅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분이 재직하고 있는 회사는 휴대폰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데, 테스트 팀에서 사용자 시나리오를 간편하게 스크립트로 작성하면 이를 직접 하드웨어를 통해 구현해주는, 즉 휴대폰의 키패드를 시나리오에 따라 하나하나 누를 수 있는 로봇(!)을 활용해 수 천 번 동일한 사용자 시나리오를 반복하는 테스트를 수행한다고 얘기했었다. 소프트웨어의 사용성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구현되어 있는 하드웨어의 내구성과 신뢰성을 같이 테스트하게 되는 것이다. 당시에도 물론이거니와, 지금도 과연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의 자동화가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해외에 비하면 이제 걸음마를 떼고 있는 국내 소프트웨어 테스팅 업계지만 그래도 최근엔 테스팅 자동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여기저기서 실감하게 된다.

 

업계 분들을 사적으로 만나는 자리에서도, 아니면 테스팅과 관련한 세미나나 교육에서도 줄곧 느끼고 있는 것이지만, 테스팅 자동화는 이미 테스터들만의 전문 영역을 벗어나 일반적인 IT 종사자들에게도 상식적인 수준의 토픽이 되어가고 있는 듯 하다. 얼마 전 있었던 KGC2009를 소재로 한 원사운드 님의 웹툰은 이러한 트렌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해외 게임 종사자의 강연을 다루기는 했지만, 국내에서도 그러한 분야에 대한 니즈가 있기 때문에 그런 내용의 강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국내의 게임 개발사에서도 QA나 테스팅의 수준이 그야말로 천차만별 인지라, 어느 회사에서는 화이트 박스 수준에서부터 코드 리뷰 자동화를 수행하고 있는 반면 어떤 회사에서는 아직 별도의 테스트 팀조차 꾸리지 못한 경우도 허다하다. 어느 정도 조직이 고도화되고 테스트에 투자를 하는 회사에서는 게임 내의 데이터를 검증하는 수준에서는 테스팅 자동화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개인적으로도 흥미를 가지고 있고 또 향후 게임 테스팅 분야에서 떠오르는 화두가 될 것이 확실한 문제는, 게임 안에서 이루어지는 유저들의 행동을 어떻게 자동화를 통해 대변하고 이를 통한 자동화 테스트를 수행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사용자 입장을 대변하는 자동화 툴로 오토 마우스”, 즉 자동 사냥 시스템 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게임 내에서 유저가 가지는 다양한 행동 패턴과 욕구를 가장 적절하게 대변하는 이 자동 사냥 시스템 아닌가? 예를 들어, 하나의 레벨을 디자인하고 그곳에 AI를 가진 몬스터와 기타 게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장치를 설정한 다음, 오토 마우스가 조작하는 캐릭터를 통해 유저가 일정 레벨을 올리는 데 드는 시간이나 그 시간 동안 사냥한 몬스터의 수 등을 측정하고 이 데이터를 활용해 해당 레벨이 어느 정도나 의도한 대로 적절하게 디자인되었는지를 감수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아직까지는 엄연히 불법 행위로 간주되고 있지만, 향후 테스팅 자동화 뿐만 아니라 보안과 같은 좀 더 많은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자동 사냥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적을 섬멸하는 것은 차선책이고 적을 아군으로 만드는 것이 최상책이 아닐까?  

 

PS> 최근의 오토 마우스 수준에 관해서는 역시 원사운드님의 웹툰 오토봇은 오토양의 꿈을 꾸는가(http://www.thisisgame.com/board/view.php?id=282968&category=106 )를 일독해 보시기를 권장한다.